가족끼리 돈을 주고받았는데 차용증이 없다면 무조건 증여세가 부과될까요? 가족 간 대여금 인정 기준, 연 4.6% 적정 이자율, 연간 1,000만 원 기준, 차용증 작성법과 상환 증거를 정리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전세보증금이나 주택 구입 자금을 보태주고, 형제끼리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가족이 아프거나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 별도의 서류 없이 계좌이체부터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세무서에서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시작하면 걱정이 생깁니다.
“가족에게 받은 돈인데 차용증이 없습니다. 전부 증여로 처리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증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차용증 한 장만 작성했다고 해서 모두 대여금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무당국은 서류의 명칭보다 실제로 돈을 갚을 의사가 있었는지, 빌린 사람에게 상환 능력이 있었는지, 약정에 따라 이자와 원금을 갚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가족 간 계좌이체는 모두 증여로 추정될까?
가족끼리 돈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송금이 자동으로 증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교육비·병원비처럼 구체적인 사용 목적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고, 실제 대여금이라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부모 계좌에서 거액이 송금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는 직업·연령·소득·재산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자력으로 재산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운 일정한 경우, 그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금 출처를 충분히 소명한 경우에는 이러한 추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 자체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사실입니다.
- 돈을 받게 된 구체적인 경위
- 빌릴 당시 실제 상환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 이자율과 변제기 등 대여 조건이 정해져 있었는지
- 약정대로 이자나 원금을 갚고 있는지
- 돈을 갚은 것처럼 꾸민 형식적인 거래는 아닌지
차용증이 없어도 대여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거래 당시 작성한 차용증이 없다면 다른 객관적인 자료로 실제 금전대차였다는 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1. 원금과 이자를 갚은 계좌 내역
가장 중요한 자료는 실제 상환 기록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에게 1억 원을 받은 뒤 약속한 날짜마다 이자를 송금하고,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원금 일부를 갚았다면 대여금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차용증은 있지만 수년 동안 이자도 원금도 전혀 갚지 않았다면 형식적으로만 작성한 문서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세청도 차입금으로 인정된 거래에 관해 이후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상속·증여 세금상식
2. 거래 당시 주고받은 문자와 카카오톡
다음과 같이 차용금액과 상환 조건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대화는 보조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세 잔금이 부족하니 5,000만 원만 빌려주세요. 적금이 만기되는 12월에 2,000만 원을 먼저 갚고 나머지는 매월 상환할게요.”
다만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 가족끼리 새로 대화를 만들어 놓거나 날짜를 소급해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은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3. 돈을 빌린 목적과 사용처
송금받은 돈이 전세보증금, 사업 운영비, 병원비처럼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됐고 그 흐름이 계좌 내역으로 확인된다면 거래 경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돈을 받은 계좌에서 즉시 사용처로 송금한 기록, 부동산 계약서, 병원비 영수증, 사업 관련 지출자료 등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차용인의 상환 능력
자녀가 2억 원을 빌렸다고 주장하면서 소득과 재산이 거의 없고 현실적인 상환계획도 없다면 차용증이 있어도 증여로 판단될 위험이 있습니다.
차용 당시의 급여, 사업소득, 보유재산, 적금 만기금 또는 부동산 처분계획 등으로 원금을 갚을 가능성이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가족 간 차용증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
가족 간 거래라고 해서 복잡한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적어도 다음 내용은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 채권자와 채무자의 성명·주소·생년월일
- 빌려주는 원금
- 돈을 지급한 날짜
- 차용 목적
- 이자율과 이자 지급일
- 원금 변제기 및 분할상환 일정
- 송금받을 계좌
- 연체했을 때의 처리 방법
- 작성일과 당사자의 서명 또는 날인
차용증에 적은 내용과 실제 행동도 일치해야 합니다. 매월 25일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면 그 날짜에 계좌로 송금하고, 적요란에 ‘7월분 이자’처럼 표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간 대여금의 적정 이자율은 연 4.6%일까?
세법상 금전을 무상 또는 낮은 이율로 빌려 얻은 이익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적정 이자율은 현재 연 4.6%입니다. 다만 적정 이자와 실제 지급한 이자의 차액이 연간 1,000만 원 미만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에 따른 저리·무상대출 이익의 증여 과세에서 제외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의4
무이자로 빌린 경우를 단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억 원 × 4.6% = 연 920만 원
연간 무상대출 이익이 1,000만 원 미만이므로 위 규정에 따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약 2억 1,700만 원까지는 차용증이나 상환 없이 받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1,000만 원 기준은 진정한 대여라는 사실이 인정된 뒤 무상 또는 저리로 빌려 얻은 이익을 계산하는 기준입니다.
실제 대여가 아니라 원금을 돌려받을 의사 없이 준 돈이라면 원금 자체가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액이 기준 이하라도 차용증, 상환계획과 실제 변제 내역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자를 지급하면 별도의 세금 문제도 확인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자를 받으면 그 이자는 부모의 이자소득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 간 금전 거래의 이자도 원천징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이자 지급액과 거래 구조에 따라 원천징수·신고 의무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국세청 원천징수 안내
단순히 “이자를 지급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금액이 크거나 거래 기간이 길다면 세무전문가에게 신고 방법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돈을 받은 뒤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계좌이체가 끝났는데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과거 날짜로 소급해 작성한 것처럼 꾸미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현재 날짜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 돈이 오간 계좌 내역을 확보합니다.
- 거래 당시의 문자·카카오톡·이메일을 보관합니다.
- 돈을 빌린 목적과 사용처를 정리합니다.
- 지금까지 갚은 원금과 이자 내역을 확인합니다.
- 현재 남은 원금과 향후 상환계획을 문서화합니다.
-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실제 상환을 시작합니다.
사후에 작성한 확인서나 차용증도 하나의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거래 당시에 작성된 서류와 동일한 증명력을 갖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후의 실제 상환 이행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만 작성하면 증여세를 피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차용증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실제 이자 지급, 원금 상환, 차용인의 상환 능력까지 함께 확인됩니다.
현금으로 이자를 지급해도 되나요?
법적으로 현금 지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입증이 어렵습니다. 가급적 채권자 명의의 계좌로 송금해 객관적인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자를 받지 않으면 무조건 증여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상대출로 얻은 연간 이익이 법정 기준에 해당하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와 별도로 원금 자체가 실제 대여금인지도 판단받게 됩니다.
부모가 나중에 빚을 없애주면 어떻게 되나요?
처음에는 정상적인 대여였더라도 이후 부모가 채무를 면제하면, 면제받은 금액이 증여재산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공증을 받으면 확실한가요?
공증은 문서의 작성 시기와 계약 내용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공증만 받고 실제로 돈을 갚지 않는다면 세무상 대여금 인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간 돈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서보다 이행’이다
가족 사이에서는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면 갚아라”라는 말로 목돈을 건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무상 대여금으로 인정받으려면 단순한 가족 간 약속을 넘어 객관적인 거래 형태를 갖춰야 합니다.
차용증을 작성하고, 현실적인 상환 일정을 정하며, 그 약속에 따라 실제로 원금과 이자를 계좌로 지급해야 합니다. 차용증이 없더라도 곧바로 증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상환 흔적도 없다면 대여금임을 설명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가족 간 금전 거래일수록 처음부터 기록을 남기는 것이 결국 가족관계와 세금 문제를 함께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세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실제 과세 여부는 거래금액, 거래 시기, 당사자의 소득과 재산, 상환 내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큰 금액이 오가거나 부동산 취득자금과 관련된 경우에는 거래 전에 세무전문가의 개별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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