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음식이니까 가져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편의점 알바 해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생각일 거예요. 그런데 최근 이 생각 하나 때문에 실제로 재판까지 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삼각김밥이랑 사이다 등 다 합쳐서 2만8천 원어치를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기소되고, 결국 벌금형(선고유예)까지 받은 20대 알바생 이야기예요.
근데 재밌는 건,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로 무죄를 받은 사례도 있다는 거예요. 5,900원짜리 즉석식품 하나 먹었다가 재판까지 갔는데 이번엔 무죄가 나왔습니다. 똑같이 "폐기 음식인 줄 알았다"는 주장인데 왜 한쪽은 유죄, 한쪽은 무죄가 됐을까요? 오늘은 이 두 판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편의점 알바생이라면 꼭 알아야 할 '폐기 음식의 진짜 기준'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목차
- 2만8천원짜리 절도 사건, 무슨 일이 있었나
- "폐기 상품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
- 반대로 무죄 받은 사례는 뭐가 달랐을까
- 두 판결을 가른 결정적 차이 3가지
- 편의점 알바생을 위한 체크리스트
- 선고유예, 사실상 봐준 판결이라는 게 무슨 뜻일까
- 자주 묻는 질문(FAQ)
1. 2만8천원짜리 절도 사건, 무슨 일이 있었나

충북 충주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A씨는 지난해 9월, 세 차례에 걸쳐 삼각김밥과 비닐봉지, 사이다 등을 몰래 가져갔습니다. 다 합쳐서 2만8천 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어요. 이 일로 A씨는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은 최근 벌금 2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비닐봉지를 가져간 건 인정했지만, 나머지 음식물은 "사장님이 폐기 상품은 가져가도 된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어요. 범죄를 저지를 의도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이었죠.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 "폐기 상품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
재판부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핵심 이유는 바로 '절차'였습니다. 이 편의점 사장님은 평소 직원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반드시 '폐기 등록'을 한 뒤 별도 바구니에 담아두도록 지시해왔고, 그렇게 등록된 음식만 매장에서 먹거나 허락받고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을 뒀다고 해요.

그런데 A씨가 가져간 물건들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사이다 등 일부 품목은 애초에 폐기 음식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A씨가 최소한 미필적으로라도 피해자의 허락 없이 물건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판단했어요. 다시 말해 '폐기 음식'이라는 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정해진 등록 절차를 거쳤는지가 핵심 기준이 된다는 거죠.
다만 법원도 무조건 무겁게 처벌하진 않았습니다. 피해액이 2만8천 원으로 크지 않았고, 가져간 물건 일부가 실제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었다는 점,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참작해서 처벌 수위를 최대한 낮췄어요.
3. 반대로 무죄 받은 사례는 뭐가 달랐을까
이번엔 비슷하지만 결과가 정반대였던 사례를 볼게요. 2022년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한 지 6일밖에 안 됐던 B씨는 폐기해야 할 5,900원짜리 즉석식품 '반반족발세트'를 정식으로 폐기 등록한 뒤 먹었다가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B씨는 이 제품이 일회용 용기에 고기와 채소, 쌈장이 들어있는 모습이 편의점 도시락과 비슷해서 '냉장식품'이 아니라 '도시락'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어요. 도시락 종류는 폐기 가능 시간이 더 빠른데, 그 시간대에 맞춰 정상적으로 폐기 등록을 했다는 거죠.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꼭 쌀밥이 있어야 도시락은 아니다"라는 게 판결의 핵심 논리였어요. 게다가 사장님 측이 도시락과 냉장식품의 구분 기준을 신입 알바생에게 제대로 교육한 정황이 없었다는 점도 무죄 판단에 영향을 줬습니다.
4. 두 판결을 가른 결정적 차이 3가지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결과를 가른 지점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B씨는 정식으로 폐기 등록을 마쳤고, 문제가 된 품목도 도시락으로 착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으며, 점주 측이 명확한 기준을 교육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인정됐어요. 반면 A씨는 폐기 등록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애초에 폐기 음식으로 보기 어려운 품목까지 섞여 있었고, 매장에는 이미 명확한 반출 규정이 있었습니다.
결국 핵심은 '가져간 금액'이 아니라 '가져간 방식'이었던 셈이에요. 5,900원을 먹었어도 절차를 지켰던 B씨는 무죄, 2만8천 원어치를 가져갔지만 절차를 지키지 않은 A씨는 유죄가 된 거죠.
5. 편의점 알바생을 위한 체크리스트

이 두 판례를 보면 편의점에서 일하는 분들이 실제로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우리 매장에 폐기 등록 절차가 정식으로 있는지, 그 절차를 거친 물건만 가져가고 있는지, 구두로라도 사장님께 허락을 받았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특히 "선배들도 다 그렇게 했다"거나 "이 정도는 관행이다"라는 말만 믿고 행동하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매장마다 정책이 다르고, 결국 재판에서는 그 매장의 구체적인 규정과 관행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에요.
6. 선고유예, 사실상 봐준 판결이라는 게 무슨 뜻일까

A씨가 받은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뤄두는 제도예요.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실무에서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했다"는 의미로 통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재판에서 유죄 판단 자체는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절도 사실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FAQ)
Q1. 편의점 폐기음식은 원래 마음대로 가져가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폐기 음식이라도 매장 소유물이기 때문에, 정식 폐기 등록 절차와 사장님의 허락(명시적이든 매장 규정에 의한 것이든)이 있어야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2. "폐기 등록"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임박한 상품을 POS 시스템에 폐기 처리로 등록하고, 별도 공간에 보관하는 절차를 말해요. 이 등록이 안 된 상품은 법적으로는 여전히 정상 판매 상품과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Q3. 매장에 폐기 관련 규정이 따로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규정이 없더라도 임의로 가져가는 건 위험합니다. 이번 A씨 사례처럼 나중에 "몰랐다"는 주장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어요. 애매하면 반드시 사장님께 직접 여쭤보고 확인받는 게 안전합니다.
Q4. 절도죄와 업무상횡령죄는 뭐가 다른가요?
절도는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고, 업무상횡령은 자신이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타인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는 것을 말해요. 편의점 알바생이 매장 물건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었는지, 단순히 손님처럼 물건을 가져간 건지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5. 선고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재판이 확정되면 기록 자체는 남지만, 유예 기간(2년)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돼 실효됩니다. 취업 등에서 조회되는 일반적인 '범죄경력조회'에는 통상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개별적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편의점 알바를 하다 보면 폐기 음식을 둘러싼 애매한 순간들이 생각보다 자주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 두 판례를 보면 결국 기준은 명확합니다. 정식 절차를 거쳤는지, 허락을 받았는지예요. 애매할 땐 그냥 한 번 더 여쭤보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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