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세상을 떠난 뒤 벌어진 일을 기억하시나요? 어릴 때 딸을 버리고 20년 넘게 연락 한번 없던 친모가 나타나서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가겠다고 나섰던 사건이었어요. 이 일로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결국 법 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이른바 '구하라법'이라 불리는 상속권 상실 제도가 실제로 어떤 내용인지, 어떤 절차로 작동하는지 자세히 짚어드릴게요.
목차
- 구하라법은 어떻게 탄생했나
- 상속권 상실 제도, 정확히 무슨 내용인가
- 배우자를 통한 우회 상속도 막았다
- 실제로 상속권을 박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이 제도가 갖는 의미
1. 구하라법은 어떻게 탄생했나
구하라씨는 어릴 적 친모가 집을 나간 뒤 아버지 손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구하라씨가 세상을 떠나자, 20년 넘게 연락도 없던 친모가 갑자기 나타나 법정상속분에 따라 재산의 절반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민법에는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속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친모의 주장이 법적으로는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었던 거예요.
이 사건을 계기로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자녀 사망 후 상속권을 주장하는 게 말이 되냐"는 여론이 들끓었고,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어요. 오랜 논의 끝에 2026년 개정 민법을 통해 상속권 상실 제도가 전면 확대·정비되면서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2. 상속권 상실 제도, 정확히 무슨 내용인가
이 제도의 핵심은, 피상속인의 직계존속(부모)이나 배우자 등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원의 선고를 통해 상속권 자체를 박탈할 수 있다는 거예요. 기존에도 '상속결격'이라는 개념이 있긴 했지만, 살인이나 유언 방해 같은 극히 제한적인 사유에만 적용됐고, 단순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방치는 포함되지 않았어요. 이번 개정으로 그 범위가 크게 넓어진 겁니다.
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하려면 대개 다음과 같은 사정이 고려돼요.
- 오랜 기간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
- 자녀나 피상속인에 대한 학대, 유기, 방임 등의 행위
- 재산 형성에 기여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끼친 정황
법원 선고로 상속권이 상실되면, 그 사람의 유류분권도 자동으로 함께 사라집니다. 상속권이 없는데 유류분만 남아있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니까요.

3. 배우자를 통한 우회 상속도 막았다
이번 개정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대습상속 차단이에요. 예전에는 상속결격자가 되거나 상속권을 상실해도, 그 배우자가 대습상속을 통해 재산을 우회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실무상 맹점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부양의무를 어겨 상속권을 잃은 자녀가 있어도, 그 배우자가 대신 상속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던 거예요.
2026년 개정 민법은 상속인과 그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는 현실을 반영해서, 상속결격되거나 상속권이 상실된 사람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상속권 박탈 제도의 취지가 배우자를 통해 무력화되는 걸 원천 차단한 거예요.
4. 실제로 상속권을 박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속권 상실은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 법원의 선고가 필요해요. 청구 주체와 시점에 따라 절차가 조금 다릅니다.
- 피상속인 본인이 생전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선고를 직접 청구할 수 있어요
- 유언을 통해 특정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는 방법도 있습니다
- 피상속인이 미처 청구하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 개시 후 일정 기간 내에 대신 청구할 수 있어요
법원은 청구가 들어오면 부양의무 위반이나 학대의 정도, 지속 기간, 구체적인 정황 등을 심리해서 선고 여부를 판단해요. 단순히 "저 사람이 나빴다"는 감정적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방임이나 학대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을 갖춰야 합니다.

5. 이 제도가 갖는 의미
상속권 상실 제도의 확대는 "혈연이니까 무조건 상속받는다"는 오래된 원칙에서 "실제로 부양의무를 다했는가"로 상속법의 관점이 바뀌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줘요. 구하라씨 사건처럼 자녀를 버리고 연락도 없던 부모가 사망 후 재산만 챙겨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이제 마련된 거죠.
다만 이 제도를 실제로 활용하려면 생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게 중요해요. 부양의무를 저버린 가족관계가 있다면, 나중에 분쟁이 생기기 전에 유언이나 생전 청구를 통해 명확히 해두는 걸 권해드립니다.
다음 마지막 5편에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개정 내용의 소급 적용 기준일을 표로 총정리하고, 실제 분쟁 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로 시리즈를 마무리할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상속권 상실과 상속결격은 같은 건가요?
다릅니다. 상속결격은 살인, 유언 방해 등 법에 정해진 사유가 있으면 별도 선고 없이 자동으로 상속권을 잃는 제도이고, 상속권 상실은 부양의무 위반이나 학대 등을 이유로 법원의 선고를 거쳐야 효력이 생기는 제도예요.
Q2. 상속권 상실이 선고되면 유류분도 못 받나요?
네, 상속권이 상실되면 유류분권도 자동으로 함께 소멸합니다.
Q3. 대습상속 차단은 구체적으로 누구한테 적용되나요?
상속결격되거나 상속권이 상실된 사람의 배우자에게 적용됩니다. 그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통해 재산을 받을 수 없어요.
Q4. 상속권 상실 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공동상속인이 사후에 청구하는 경우 상속 개시 후 일정 기간 내에 청구해야 해요. 구체적인 기간과 요건은 사안마다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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