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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생활 법률

판사·검사 1만2000명, 왜 고소당했을까? 법왜곡죄 6개월의 기록

by 사사의 노트 2026. 9. 19.

 

목차

  1. 법왜곡죄,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시끄러울까
  2. 왜 갑자기 이런 법이 생겼을까
  3. 6개월 만에 벌어진 일 (숫자로 보기)
  4. 시행 후 진짜 논란이 되는 이유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6. 자주 묻는 질문(FAQ)

 

1. 법왜곡죄,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시끄러울까

혹시 여러분, 판사나 검사도 고소당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것도 무려 1만 명 넘게요.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법왜곡죄'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법왜곡죄는 형법 제123조의2에 새로 생긴 조항이에요. 형사사건을 다루는 판사, 검사, 수사관이 특정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반대로 권익을 해칠 목적으로 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을 때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유형이 처벌 대상인데요,

①법령 적용 요건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②증거를 인멸·위조·변조하거나 그런 증거를 사용한 경우,

③적법한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입니다. 이런 행위가 확인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집니다.

법왜곡죄 개념도
기울어진 저울로 표현한 법왜곡죄 개념도, 형법 제123조의2 신설, 위반 시 10년 이하 징역

 

사실 법왜곡죄 도입 논의 자체는 꽤 오래됐어요.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농단' 사태 때 처음 논의됐지만 흐지부지됐죠. 그러다 지난해 한 부장판사 재판부가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다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중 첫 번째 법안으로 올해 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재적 296명 중 170명이 표결에 참여해 163명 찬성으로 가결됐고요.

원래 발의안은 민사와 형사 구분 없이 적용하려 했는데, 위헌 논란이 커지자 형사 사건에 한정하고 요건을 좀 더 구체화하는 쪽으로 수정된 뒤 통과됐어요. 그리고 3월 12일 공포와 동시에 바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3. 6개월 만에 벌어진 일 (숫자로 보기)

법왜곡죄 고소고발 누적 건수 추이 막대그래프, 3월 25일 44건에서 7월 24일 812건으로 증가

법이 시행되자마자 벌어진 일이 놀라운데요, 시행 첫날 바로 대법원장이 고발당했습니다. 대법관들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며칠 만에 심리해 파기환송한 게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어긴 거라는 주장이었죠.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시간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시행 2주(3월 25일 기준): 44건
  • 시행 1개월(4월 13일 기준): 104건, 262명 수사 중
  • 6월 초(6월 6일 기준): 327건, 5,808명
  • 7월 24일 기준: 812건, 무려 1만2,893명이 고소·고발 대상에 올랐습니다

넉 달 반 만에 신고 건수는 8배 가까이, 대상 인원은 2배 넘게 늘어난 거예요. 직업별로 보면 경찰이 3,535명(27.4%)으로 가장 많고, 검사 727명(5.6%), 법관 529명(4.1%), 검찰수사관·특사경 167명(1.3%) 순입니다. 나머지는 법왜곡죄 적용 대상이 아닌 비신분자라고 해요.

경찰이 유독 많은 이유는 일선에서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인원이 많다 보니,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사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법왜곡죄 고발 대상 직업별 비중 가로 막대그래프, 경찰 27.4%로 가장 높고 검사 5.6%, 법관 4.1%, 검찰수사관 및 특사경 1.3% 순

4. 시행 후 진짜 논란이 되는 이유

법조계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건 '법 해석'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판사가 신중하게 고민해서 내린 법 해석을 나중에 사후적으로 따져 처벌한다면, 이건 사법부의 독립성 자체를 흔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대법원도 공식 의견서를 통해 "사법부의 독립을 약화시킬 수 있고,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시행 6개월 시점에서 현장 분위기를 보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1호 고발 사건은 7월에 '불송치(각하)' 결정이 났어요. 그런데도 이후 특별검사, 국민의힘 관계자, 심지어 경찰수사관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문제는 수사 결과가 나와도 불복이 계속되면서 "수사 → 기소 → 재판 → 다시 수사"로 이어지는 '무한루프'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가 불송치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고소하거나 이의신청하는 경우가 있어 업무가 많이 과중하다"고 토로하기도 했어요.

전문가들은 특히 '고의로 왜곡했는지'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단순히 재판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무분별하게 고소하는 사례가 늘면, 정작 수사·재판 담당자들이 소신 있는 판단보다 '방어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경찰청은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늘면서 부담이 커지자 시도청 단위에서 사건을 직접 관리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법 조항 해석 참고자료도 배포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판단 차이나 해석 차이는 형사책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용 범위와 요건을 더 명확히 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제도가 자리 잡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법왜곡죄는 누구나 신고할 수 있나요?
네, 국민신문고나 경찰 등을 통해 누구나 고소·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소·고발은 불송치(각하) 등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2. 법 시행 전에 있었던 일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아니요. 형법은 소급 적용을 금지하기 때문에, 법 시행일(2026년 3월 12일) 이전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Q3. 경찰관도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네. 판사, 검사뿐 아니라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도 적용 대상입니다. 실제로 고소·고발 대상 중 경찰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Q4. 법왜곡죄로 실제 처벌받은 사례가 있나요?
현재까지는 대부분 불송치·각하 등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고, 아직 실형 선고까지 이어진 대표 사례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