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 전후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카드를 사용해도 될까요? 단순승인과 형사책임 위험, 이미 사용했을 때의 대응 방법을 정리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장례비와 병원비를 마련하거나 각종 계약을 정리하기 위해 고인의 통장과 카드부터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예금을 인출하거나 카드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망신고 전인지 후인지는 법적 판단의 기준이 아닙니다. 민법상 상속은 사망신고를 한 날이 아니라 실제 사망한 때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사망신고 전이라도 고인의 예금, 카드, 인감 등을 임의로 사용하면 상속 및 형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997조
이번 글에서는 실제 상담에서 자주 묻는 사망 후 예금 인출, 인감증명서 발급, 카드 사용의 위험과 올바른 대응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사망신고 전이면 고인의 재산을 사용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사망신고는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 사실을 반영하는 행정절차일 뿐, 사망자의 권리와 의무가 없어지는 시점을 결정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실제로 사망한 순간 고인의 재산과 채무는 상속의 대상이 됩니다.
사망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은행이나 카드사가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인의 재산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공동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면 고인의 예금은 특정 자녀 한 사람의 재산이 아닙니다. 상속재산은 분할되기 전까지 공동상속인들의 공유재산이므로, 한 사람이 임의로 가져가면 다른 상속인과 반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1. 사망자의 예금을 인출한 경우
부모님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사망 후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거나 인터넷뱅킹으로 자신의 계좌에 송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망과 동시에 예금은 상속재산이 됩니다. 이를 특정 상속인이 개인 생활비나 자신의 채무 변제에 사용하면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민법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일정한 경우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단순승인이 인정되면 고인의 재산뿐 아니라 채무까지 제한 없이 승계할 위험이 있습니다.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다만 예금을 인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에 무조건 단순승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출한 목적과 금액, 사용처, 보관 상태 및 개인적으로 소비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장례비나 병원비 지급을 위한 인출이었다고 해도 스스로 판단하여 사용하지 말고, 영수증과 거래내역을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2. 사망자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정확한 표현은 ‘인감을 발행한다’가 아니라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다’입니다.
인감증명서의 대리 발급은 원칙적으로 본인의 위임을 전제로 합니다. 정부 24 안내에 따르면 대리인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위임장과 위임인의 신분증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정부 24 인감증명서 발급 안내
그러나 사람이 사망하면 더 이상 새로운 대리권을 줄 수 없습니다. 기존에 위임장이 작성돼 있었다고 해도 위임관계의 종료 여부와 사용 목적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사망신고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하여 고인이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임장을 작성하거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부동산 처분, 명의이전, 예금 인출 등에 사용하면 사문서위조·위조문서행사·사기 등의 형사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인의 인감도장이나 신분증을 보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서는 안 됩니다.
3. 사망자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한 경우
실제 상담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에서 돌아가신 뒤 병원비를 아버지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상속포기를 못 하게 되나요?”
사망자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가족이 물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카드 명의자가 사망하면 그 카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망 후 고인의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 약관과 결제 방식, 사용 경위 등에 따라 카드사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입력, 서명전표 작성, 온라인 결제 등 구체적인 방법에 따라 형사책임도 문제 될 수 있으므로 “가족이 사용했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카드대금이 고인의 예금계좌에서 출금된다면 상속재산 처분과 단순승인 문제가 함께 제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비를 결제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상속포기가 불가능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제 시점과 금액, 카드대금 출금계좌, 사용 목적 및 다른 상속재산의 처분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예금이나 카드를 사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당황해서 거래내역을 숨기거나 추가로 돈을 옮기면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이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제를 취소하거나 인출금을 다시 입금했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모든 법적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용 경위와 반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이후 판단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사망 전 인출한 돈, 상속세에서는 어떻게 볼까? (추정상속재산)
지금까지는 상속포기·한정승인과 형사책임 관점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상속세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는 '추정상속재산'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고인이 사망하기 전 일정 금액 이상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했는데 그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면, 상속인이 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시키는 제도입니다.

기준 금액
- 재산종류별로 상속개시일(사망일) 전 1년 이내 인출·처분액이 2억 원 이상인 경우
- 재산종류별로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 인출·처분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1년에 2억 원 이내로만 인출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금액을 넘으면 곧바로 상속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상속인이 사용처를 소명해야 하는 대상이 될 뿐입니다. 반대로 기준 금액 이하라도 국세청이 사용처를 물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2억 원"은 통장에서 인출한 현금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금 인출액뿐 아니라 유가증권 처분액, 부동산 처분액, 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액까지 재산 종류별로 합산됩니다.
소명하지 못하면 전액이 과세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한 금액(미입증금액)에서 다음 중 작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해집니다.
- 재산처분액(또는 인출액)의 20%
- 2억 원
예를 들어 사망 1년 이내 부동산을 5억 원에 처분했는데 용도가 확인된 금액이 2억 원이라면, 미입증금액은 3억 원이지만 여기서 Min(5억 원×20%=1억 원, 2억 원)=1억 원을 뺀 2억 원만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됩니다.
사망 전 인출과 사망 후 인출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추정상속재산 규정은 원칙적으로 사망 전 처분·인출에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룬 사망 후 인출은 애초에 성격이 다릅니다. 사망한 순간 그 예금은 이미 상속재산이 되므로, 누가 얼마를 인출했든 그 금액은 당연히 상속재산 가액에 포함됩니다. 즉 "추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상속재산을 정확히 신고했는지의 문제가 됩니다.
정리하면, 사망 전 인출은 '용도 소명'의 문제이고, 사망 후 인출은 '상속재산 누락 신고'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 모두 병원비·간병비 등 통상적인 생활비 지출은 구체적인 증빙이 없어도 사용처 불분명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큰 금액일수록 영수증과 계좌이체 내역을 갖춰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망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고인의 재산과 채무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면 예금이나 카드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융재산, 부동산, 세금, 연금 등의 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습니다. 재산보다 채무가 많거나 어느 쪽이 많은지 알 수 없다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거나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단순승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무리
사망신고 전이라도 고인이 실제로 사망했다면 예금, 카드와 인감증명서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핵심은 사망신고 날짜가 아니라 실제 사망 시점입니다. 장례비나 병원비처럼 꼭 필요한 비용이라도 고인의 재산에서 바로 지급하기 전에 상속관계와 채무 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사용했다면 추가 사용을 중단하고, 사용처와 금액을 증명할 자료를 보관한 뒤 상속포기·한정승인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법적 판단은 인출·결제 경위, 사용처, 공동상속인 관계 및 상속재산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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